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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한길네이야기>한길네칼럼 - 한길이 쓰는 칼럼입니다


호섭아!
한길  2020-04-28 12:05:35, 조회 : 68, 추천 : 14

호섭아!
너도 이제 한국나이로 서른다섯, 어엿한 어른이 되었구나.
거기다 이제 한 아내의 남편으로, 또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가장이란 인생의 직분을 맡게 되었구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틀 만에 외국으로 나간 것을 시작으로 바깥에서 산 날이 한국에서 산 날보다 더 많은 것은 운명일런가.
오늘도 너와 우리는 떨어져 살고 있구나.
세월은 참 빨라 네가 중학생이던 시절이 어제 같은데, 네가 벌써 서른다섯에 가장이라니!

우리가 널 정직하게 키운 것은 자부한단다.
중학교 2학년 때 도난사건의 누명을 쓰고 반장도 잘리고, 정학 열흘의 처분을 받고 수업도 받지 못한 체 운동장에서 풀을 뽑고 있던 너를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학교는 너를 믿지 않았지만 나는 너를 믿었단다.
왜냐하면 정직과 공중도덕을 철저히 가르쳤기에, 그것만은 너를 믿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지금은 아버지가 공항이나 공공장소에서 잘못하면 네가 나를 나무랄 때, 내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더구나.

나중에 진범(?) 잡혀서 네가 누명은 벗었지만 이미 정학 처분에다 엉덩이에 피멍이 들도록 무수한 체벌을 당한 뒤에 무슨 소용이 있었었나.
그 일에 대하여 학교당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는 받지 못했지만 우린 그 일을 덮고 가기로 했었었지.
담임 여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서야 엄마와 아버지는 사건의 시말을 알 수 있었으니 넌 정말 입이 무거운 아이였었다.

그 일로 인하여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은 너를 도피성 조기 유학의 모험을 한 것이 우리를 이산가족으로 만들었나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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