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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9 - 사상초유의 우한폐렴을 겪는 대구소식
한길  2020-04-27 22:00:16, 조회 : 77, 추천 : 21

대구에서 한병열이 문안인사를 드립니다.
사상 초유의 코르나19(우한폐렴)로 어려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살고 있는 대구는 사정이 더 어렵습니다. 공원과 길거리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고, 도로에 차량들의 행렬도 끊어져 적막함 그 자체입니다. 시 당국의 2주간 자가 격리 권장에 시민들이 대부분 잘 협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재기 같은 일도 별로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저도 열흘 정도 거의 집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중국 우한이 봉쇄 되었을 때, 아파트 옆 동을 향하여 “살아 있으면 노래를 하거나 소리를 질러보라”고 한다더니... 그것이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교회는 물론이고, 결혼식이나 그 어떤 모임도 연기되거나 취소되었고, 장례식엔 상주만 외로이 빈소를 지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TV뉴스는 이런 대구의 사정을 잘 보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인구 비율을 감안하면 확진자가 100분의 1밖에 안 되는 서울 남대문시장의 조금 한산한 상가는 심층 보도하면서 초토화된 대구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대구는 그야말로 유령의 도시입니다. 교회 여집사님의 식당은 가만히 있어도 한 달에 고정비가 700만 원 이상 나가는데 일주일 째 문을 닫았습니다. 밤낮 인파와 차량이 붐비는 반월당네거리에 자동차 하나 없는 사진을 친구가 보내왔습니다.

마스크를 살 곳도 없습니다. 저는 검은 헝겊 마스크 한 개를 매일 빨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생활보호대상자들은 동에서 배급하니 사정이 우리보단 나은 것 같습니다. 오늘, 매주 교회 갈 때 우리가 데려가는 근처의 모녀한테 2개 얻어 왔습니다.

열이 나서 보건소나 선별진료소에 전화하면 계속 통화중이거나 연결이 잘 안 된다고 합니다. 혹 연결이 되어도 지금은 검사를 받을 수 없으니 접수하고 기다리라는 말만 한다고 합니다. 즉시 검사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신천지와 연관이 있다고 하면 된다고 합니다. 아마 그래서 신천지 소속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무슨 의도인지 의심이 갑니다.

운(?)이 좋아 검사를 통해 확진자가 되어도 병실이 없기 때문에 집에 자가 격리하는 것 외에는 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 이웃에도 그런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대기하다가 목숨을 잃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음압병실은 이제 사치입니다. 의료보건 인프라가 완전히 무너지고 고갈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공무원과 의료진이 과로로 숨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추세라면 이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지금의 방역대책으로는 경제와 사회 시스템이 모두 정지될 것입니다. 그래서 의료계 일각에서 현재의 집단적 전수조사로 인한 자원 낭비를 막고, 무차별적 폐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 완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습니다.

완화정책이란 외국인 입국이나 내국인 이동을 완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더라도 증상이 없는 자, 있는 자, 고위험 질환을 가진 자, 실제 중환으로 가있는 자들을 냉철하게 분류하여 각각 다른 대응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전국에 얼마 없는 의료 인프라를 감안하여 중증 환자 혹은 고위험군 중심으로 입원을 시켜 사망률 최소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한동안 코로나19 우한폐렴과 같이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구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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