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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와 히포클라테스 정신과 사회적합의 정신 (경기병)
한길  2012-07-09 16:58:26, 조회 : 846, 추천 : 279

자유민주, 자유시장경제 체제하에서도 그 정신이 문자 그대로 지켜지지 않는 분야들이 있다.
국가와 사회 안정을 위한 필수 전략적 성격을 띈 최소한의 업종들이 그것이다.
가령 군인이라던가, 공무원집단, 방위산업체, 의료인 집단들이 우선 떠오르는 예일 것이다.
그래서 국가는 그들로부터 일정한 자격을 요구하고 그 자격에 걸맞은 사회적 지위와 부를
보장해주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수혜 당사자들이 사회적으로 합의된 지위와 부를 넘어
과도한 요구를 하게 된다면 국가는 그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국민들은 그들에게 무조건적인 봉사와 희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합의하고 설정해 놓은 신분과 대우에 걸맞은 그들의 사회적 역할을
요구하는 것일 뿐이다. 참고로 히포크라테스선서란 누구의 강요에 의해 진술된 조서가 아닌
의료인 스스로의 자기각성에 의해 밝힌 자신들의 길이기에 제 3자가 의료인들을 평가할 때
참조만 할 뿐이라고 하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우리가 대학 다닐 때만해도 정부 시책에 대한 불만으로 시위를 많이 했었다.
시위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학업을 전폐하고 교문 밖을 뛰어나왔기에 다분히 자기희생을
감수한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모든 단과대학 학생들이 경찰봉과 최루탄을 맞아가며
시위에 참여할 때도 침묵을 지키며 수업에 임한 예외적인 학생들이 있었다.
다름 아닌 의과대학 학생들이었다.

시위대들은 다른 단과대학 학생들과는 달리 그들에게만은 시위참여를 강요하지 않았다.
의술이 지니는 사회의 주요한 전략적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의대생들에 대한 이와 같은 배려는 아마도 현실문제는 잊고 오로지 학업에만 매진하라는
동료학생들이 보인 무언의 권면이 아니었을까 한다.

최근 정부의 포괄수가제 실시 문제로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최루탄이 날아다니던 학생시절부터 현실문제엔 초연하던 의사들이 돌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만은 결사항전 태업도 불사하겠다고 하는 그 태도가 그리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국민들은 의사들로부터 자신들을 스스로 과대 포장한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정신만이라도 존중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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